-소년少年 백伯이에게 주는 시
네가 떠나는 길에 눈이 나려
흰 눈이 나려……
나려서 쌓여……
희고 찬 달이 숨고
무수한 별마저 숨어
눈만 나리는 밤
눈만 쌓이는 밤
소년 백伯이는
동백꽃 같이 타는 꿈을 지니고
멀지 않아 화려한 명일明日이 온다고
쓸쓸한 이 고을을 떠나 버렸다
입술을 깨물면서 떠나는 백이는 소년이면서 벌써 소년은 아니었다
백아
너를 보내고 돌아서는 두 청년 아버지와 나의 앞에는
한 사람의 단 한 사람의 카추샤도 없건만
조만간 끝없이 끝없이 걸어가야 할
슬픈 서백리아西伯利亞만 하늘 밖에 아득하였었다
백이 떠나는 길에 백의 꿈이 떠나는 길에
눈은 나려 나려서 쌓이는데……
눈만 나려 소리 없이 쌓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