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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1-17 10:25
임께서 부르시면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496  
<1939년 인문사에서 첫 시집 촛불이 나왔습니다. 이 시집에는 당시 석정시인의 나이에 맞춰 33편이 수록되었습니다.
  '임께서 부르시면'은 1931년 8월 동광에 발표된 시입니다.>
 

임께서 부르시면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근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