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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1-17 10:33
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7,714  
<1939년 인문사에서 첫 시집 촛불이 나왔습니다. 이 시집에는 당시 석정시인의 나이에 맞춰 33편이 수록되었습니다.
  '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는 1931년 10월 동광에 발표된 시입니다.>
 

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

 

어머니

산새는 저 숲에서 살지요?

해 저문 하늘에 날아가는 새는

저 숲을 어떻게 찾아간답디까?

구름도 고요한 하늘의

푸른 길을 밟고 헤매이는데……

어머니 석양에 내 홀로 강가에서

모래성 쌓고 놀 때

은행나무 밑에서 어머니가 나를 부르듯이

안개 끼어 자욱한 강 건너 숲에서는

스며드는 달빛에 빈 보금자리가

늦게 오는 산새를 기다릴까요?

 

어머니

먼 하늘 붉은 놀에 비낀 숲길에는

돌아가는 사람들의

꿈같은 그림자 어지럽고

흰 모래 언덕에 속삭이던 물결도

 

소몰이 피리에 귀 기울여 고요한데

저녁바람은 그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언덕의 풀잎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내가 어머니 무릎에 잠이 들 때

저 바람이 숲을 찾아가서

작은 산새의 한없이 깊은

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