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아金鴉에게
한때 네 몸둥아리에서는
푸성귀 내음새도 안 나더니
산에서 몇 해나 살고 왔기에
왼통 산내음새가 젖어 흠뻑 젖어
내 코를 찌르는 것이 즐거웁고나
도라지 더덕 칡넌출 얽힌 비탈길로
난초蘭草 맥문동麥門冬 석곡石斛 우거진 새잇길로
호랑이 여호 살가지 지내간 숲길로
노루 고랭이 토끼 뛰다니던 길로
너도 거침없이 뛰어 다녔드냐?
그 언제 나 또한 산으로 가서
진정 한 마리 작은 짐승이 되여
도라지랑 더덕이랑 맥문동 궁궁이랑 파 뒤쓰며
거침없이 왼 산을 쏘다니며
산이 무너지게 거센 소리로 한번 울어 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