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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4-09 11:06
산山에서 온 사나이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168  

­-금아金鴉에게

 

한때 네 몸둥아리에서는

푸성귀 내음새도 안 나더니

산에서 몇 해나 살고 왔기에

왼통 산내음새가 젖어 흠뻑 젖어

내 코를 찌르는 것이 즐거웁고나

 

도라지 더덕 칡넌출 얽힌 비탈길로

난초蘭草 맥문동麥門冬 석곡石斛 우거진 새잇길로

호랑이 여호 살가지 지내간 숲길로

노루 고랭이 토끼 뛰다니던 길로

너도 거침없이 뛰어 다녔드냐?

 

그 언제 나 또한 산으로 가서

진정 한 마리 작은 짐승이 되여

도라지랑 더덕이랑 맥문동 궁궁이랑 파 뒤쓰며

거침없이 왼 산을 쏘다니며

산이 무너지게 거센 소리로 한번 울어 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