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인문사에서 첫 시집 촛불이 나왔습니다. 이 시집에는 당시 석정시인의 나이에 맞춰 33편이 수록되었습니다.
'돌'은 1936년 6월 신동아에 발표된 시입니다.>
돌
돌 하나 비에 젖어 푸른 이끼와 이끼……
조용한 황혼이 속속들이 비치일 듯 영롱하이
저 돌 아래
작은 난초나 하나 심거 볼까?
돌같이 말없이 자라나서
달빛처럼 푸른 향기가 흘러넘치게……
몇 만 년 전 옛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한 돌……
몇 만 년 뒤 뒷이야기를 간직한 채 있을 듯한 돌……
돌같이 청수하고
평온한 마음을 가지고 싶다
성당에 켠 촛불처럼
맑고 희게 내가 늙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