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기획 대관전,
『 바다, 보다』 라는 주제로 백인교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백인교 작가는 컬러리스트이자 설치예술가로, 다양한 재료를 매개로
설치미술의 무한한 변화가능성과 색을 통해 세상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신석정 시인 ‘작은 짐승’의 어린시절 난(蘭)이가 바라보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잊고 있었던 때론 가보고 싶은 동경의 장소는 어디에 있을까요?
작품 속으로 들어와 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즐겨보길 바랍니다.
그 안에서 보고 만지고 앉아보면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선사합니다.
■ 전시기간 : 9.12(화)~10.06(금)
■ 전시장소 : 부안군 석정문학관 1층 기획전시실
🔎http://arthub.co.kr/sub01/board05_view.htm?No=48841
< 작은짐승 >
난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난이와 나는
작은 짐승처럼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짐승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난이와 내가
푸른 바다를 향하고 구름이 자꾸만 놓아가는
붉은 산호와 흰 대리석 층층계를 거닐며
물오리처럼 떠다니는 청자기빛 섬을 어루만질 때
떨리는 심장같이 자즈러지게 흩날리는 느티나무 잎새가
난이의 머리칼에 매달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난이와 나는
역시 느티나무 아래에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순하디 순한 작은 짐승이었다
- 신 석 정 (1939. 8) -
※ 문의 : (재)부안군문화재단 시설운영팀 📞063-584-0560